운명의 전사들
‘운명의 전사들’은 울티마 5의 부제입니다. 울티마 시리즈는 1980년 발표된 울티마 1에서 시작되어 1999년 발표된 울티마 9까지 이어지는 방대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롤플레잉 게임(RPG)으로 ‘Might and Magic’, ‘Wizardry’ 시리즈와 함께 세계 3대 RPG로 꼽히는 게임입니다.
울티마 시리즈가 게임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는 것은 미덕(Virtue)으로 대표되는 도덕성 향상과 게임 상의 캐릭터를 실제 플레이어와 연관시키는 아바타(Avatar) 개념의 도입을 통해서 단순한 전투와 정복이 전부였던 게임의 범위를 플레이어의 가치관 영역까지 확장시켰기 때문입니다.
전작인 울티마 4에서 플레이어가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는 적을 무찌르는 것이 아니라 여덟 가지 미덕을 닦아서 모든 사람들의 귀감이 되는 아바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울티마 5에서는 미덕이라는 ‘좋은 가치’도 상황에 따라서는 나쁘게 해석될 수 있으며, 미덕을 확립하기 위한 수단이 적절치 못할 경우에는 그것이 악행과 다름없음을 보여줍니다. 예을 들어서 로드 브리티시의 실종으로 왕권을 위임받은 로드 블랙쏜은 여덟 가지 미덕 중의 하나인 ‘정직(Honesty)’을 다음과 같은 법령으로 강제합니다.
“거짓말을 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그 혀를 잃을 것이다.”
미덕에 대한 인식 차이로 인해서 로드 블랙쏜의 미덕을 지지하는 세력과 로드 브리티시의 미덕을 따르는 세력이 각각 생겨납니다. ‘억압(Oppression)’과 ‘저항(Resistance)’, 이 두 세력 중에서 어느 쪽이 내세우는 미덕을 따르는가는 순전히 플레이어의 몫입니다.
게임 시스템
브리타니아나 지하세계를 여행할 때에는 파티원을 대표해서 아바타만 화면에 표시됩니다. 아바타의 이동 속도는 지형에 따라 달라지며, 배나 말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명령과 조작은 키보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E]nter 명령으로 성이나 마을 같은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있고, 적과 마주칠 경우에는 전투 모드로 들어가게 됩니다. 밤이 되면 시야가 좁아지고 몬스터들도 더 자주 출몰합니다.
브리타니아에는 다섯 개의 성과 여덟 개의 주요 도시가 있고 도처에 마을, 등대, 요새, 던전, 사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바타는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유용한 정보들 얻을 수 있습니다. NPC와의 ‘대화’가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그들 대부분은 쉽게 정보를 알려주지 않지만 올바른 질문을 던지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정보 수집과 함께 다양한 상점이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투가 시작되거나 지하세계에 있는 방을 탐험할 때에는 모든 파티원이 화면에 표시되며 각각의 파티원에게 턴이 돌아갑니다. 턴이 주어지면 이동을 하거나 적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전투를 위해서 다양한 무기와 방어구를 사용할 수 있으며 마법의 힘으로 적을 공격하거나 파티원을 보호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몬스터들을 격퇴하면 귀한 전리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던전에서는 아바타가 바라보는 시점으로 화면이 표시됩니다. 브리타니아에 존재하는 여덟 개의 던전은 각각 여덟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별한 기계 장치가 되어있는 비밀 문과 보이지 않는 함정으로 가득 찬 미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미로의 맨 아래층에는 지하세계와 연결된 통로가 있으며 이곳을 통해서 브리타니아 아래 놓인 또 다른 광활한 세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양한 울티마 5 버전
울티마 5는 애플 II 버전으로 처음 발표된 후 Amiga, Atari ST, Commodore 64/128, 도스(DOS) 등의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도스을 제외한 나머지 버전들을 지원하는 하드웨어는 오래 전에 단종되어서 직접 실행시키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PC 환경에서 작동되는 다양한 에뮬레이터를 이용하면 각각의 버전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버전에 따른 차이점은 아래 표와 설명를 참고하십시오.
| 항목/버전 | 애플 II | C64/128 | 도스 | Amiga | Atari ST |
|---|---|---|---|---|---|
| 그래픽 | 유사함 | 유사함 | |||
| 배경 음악 | 있음 | 없음/있음¹ | 없음² | 있음 | |
| 디스크 수³ | 8 | 1 | 2 | 1 | |
| 마우스 | 미 지원 | 지원 | |||
- ¹ Commodore 128 버전만 배경 음악을 들을 수 있다.
- ² 비공식적인 BGM 패치를 적용하면 배경 음악을 들을 수 있다.
- ³ 발표될 때의 디스크 수가 아니라 실제 에뮬레이터에 적용되는 디스크 수를 의미한다.
버전에 따른 그래픽 차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각각의 스크린샷을 첨부했습니다. 에뮬레이터로 실행시킨 화면이므로 실제 전용 하드웨어로 실행시킨 것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애플윈 에뮬레이터로 실행시킨 애플 II 버전으로 머킹보드(Mockingboard)를 지원하므로 배경 음악도 들을 수 있습니다.
도스 버전에 비해 떨어지는 그래픽과 여덟 장의 디스크를 번갈아가며 바꿔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애플 II로 처음 울티마를 시작한 분들이라면 옛 추억을 떠올리며 플레이할 수 있을겁니다.
Commodore 64/128 버전의 울티마 5로 VICE 에뮬레이터를 이용해서 실행시켰습니다. 애플 II 버전과 유사한 그래픽을 보여주며, 마찬가지로 여덟 장의 디스크를 사용합니다.
C64와 C128 버전은 배경 음악의 유무를 빼고는 차이가 없다고 하네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애플 II 버전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Amiga 버전을 WinUAE 에뮬레이터로 실행시킨 화면입니다. 도스 버전과 그래픽 면에서 유사하지만 도스 버전과는 달리 이동이나 일부 명령에서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Atari ST 버전과 Amiga 버전은 그래픽 차이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비슷해서 따로 스크린샷을 첨부하지 않았습니다.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에뮬레이터의 안정성과 편의성 면에서 도스 에뮬레이터 사용을 추천합니다.
특별히 선호하는 버전이 없다면 도스 버전을 사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자체적인 배경 음악이 없다는 단점은 패치로 해결할 수 있는데 자세한 방법은 도스박스 실행 페이지를 참고하십시오.
